최근 에피소드 중 최고. 그것이 알고싶다 1421회 11월 23일 미스터리 서클 - 납구슬은 왜 그 곳에 있었나?

 

 

이번 편은  글은 전국 곳곳의 사찰 및 문화재 장소에서 발견된 수수께끼의 납구슬과 그 실체를 추적한 이야기를 다룬다. 

단순히 기이한 현상에 다룬 편인 것 같아서 미스터리 살인 사건 사고 등에 다룬 에피소드를 좋아하는 이번 편은 건너뛸까 했지만 이야기는 상상 이상으로 흥미로웠다. 

결론적으로, 처음엔 고대의 유물로 여겨졌던 이 구슬들은 깊이 있는 취재 끝에, 1936년생으로 약 10여 년 전에 사망한 한 불교계 사이비 교주의 망상에서 비롯된 행위임이 밝혀졌다.

이 납구슬이 처음 발견되기 시작한 시점은 약 20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로 전국 사찰, 불탑, 그리고 옛 절터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된 이 구슬 중 일부는 불단 아래와 같은 보기 힘든 장소에서 발견되어 호기심을 자아냈다. 특히 2019년 이후로는 이전에는 없던 비정상적 사례가 나타났는데, 종교 건물이 전혀 없는 지역인 영암 월출산 구정봉의 큰 바위 틈에서도 구슬이 발견되었고, 충남 부여 장하리 삼층석탑 근처에서는 비닐에 쌓인 불탄 성경책과 함께 또 다른 쇠구슬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장흥 용화사에서 발견된 구슬은 일반적인 납구슬이 아닌 자수정 구슬로 밝혀졌으며, 여러 커뮤니티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납구슬의 용도와 기원에 대한 다양한 설들이 제기됐다. 풍수지리적 보호를 위한 도구 또는 묏자리 저주로 보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더불어, 불교 내 신앙 물품인 진단구일 가능성이 거론되었지만, 진단구는 일반적으로 묻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배제됐다. 일제강점기 일본 측이 의도적으로 남긴 쇠말뚝 변종일 가능성도 생각되었으나, 이는 풍수 전문가들에 의해 부정되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충남 일대의 금속 탐지기 수집가들을 통해 종교와 무관한 야산에서 대량으로 납구슬과 자수정 구슬 수백 개가 발견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적외선 분석 및 정밀 측정을 통해 이 구슬들은 높은 정교함을 가진 현대 제품으로 밝혀졌고, 일부 자수정 구슬은 20~30년 전 익산의 공단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적되었다.

추적 중 취재진은 해당 구슬을 판매하던 상인을 찾아냈고, 이 상인은 특정 인물이 대량 구매하는 사실을 인정했다. 조사를 통해 드러난 '그 분'은 몰락한 불교 사이비 종파의 교주 K의 제자로 알려진 비구니 C였다. K는 자신을 '대불님'이라 칭하며 납구슬을 통해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불국정토로 만들겠다는 망상을 가졌던 인물이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납구슬의 정식 명칭을 '청만원'이라 하며 이를 한라산, 설악산 같은 주요 산과 절터에 묻는 행위를 '출장'이라고 불렀다. 교도들은 이러한 행위가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고 청만원을 부처님 사리처럼 신성하게 여겨야 한다는 믿음을 가졌다.

K 교주의 종파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꽤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지역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퇴마 의식과 치유 능력 같은 초현실적 이미지를 내세워 많은 신도를 끌어모았다. 그러나 1993년 발생한 K 교주의 성폭행 사건 이후 종파는 급격히 몰락했다. K는 법적 처벌을 받은 후로 교세를 회복하지 못했고, 그가 사망한 뒤에도 남은 제자 C가 그 유지를 이어 받아 구슬을 묻는 일을 계속해왔다.

특히, 당시 종파 활동에 관한 VHS 비디오 자료는 K가 주장하던 기괴한 이념과 행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영적인 전쟁을 벌여 기존 종교 체제를 타파하려 했으며, 스스로를 우주의 황제로 선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불교로부터 개종한 승려들도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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